2026년 6월 5일

부모님 임종이 가까울 때, 자식이 할 수 있는 것 — 후회를 남기지 않는 마지막 시간

이 글은 일반적인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의료·심리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임종 관련 신체 변화나 통증 관리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지금 이 글을 찾아 읽고 계신다면, 아마 마음이 많이 무거우실 겁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의사로부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거나, 혹은 말은 못 들었어도 몸으로 느끼고 계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그러면서도 어떻게 해드려야 하는지 모르는 막막함이 함께 있을 것입니다.

먼저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완벽하게 옆에 있어드리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임종이 가까운 부모님을 모시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입니다. 막막한 것이 당연합니다.

이 글은 그 막막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씁니다.


곁에 있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뭔가를 해드려야 하는데"라며 조급해합니다. 먹거리를 챙기고, 좋은 의사를 수소문하고, 뭔가 더 해드려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말기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냥 옆에 있어 드린 것이 가장 잘한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커질 수 있습니다. 말이 없어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더라도, 그저 손을 잡고 옆에 앉아 있는 것 — 그것이 지금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것일 수 있습니다.

직장이나 다른 사정으로 상시 곁에 있지 못하신다면, 그것 역시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모님은 대부분 자녀가 힘든 것을 압니다. 있는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못다 한 말을 전하는 법

마지막 시간이 가까워지면, 평소에 쉽게 하지 못했던 말들이 떠오릅니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 한국 가족 문화에서 이런 말은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직접 말로 하기 어려우시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 손편지를 쓰는 것. 소리 내어 읽어드리거나,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 사진을 함께 보며 "그때 기억나요?" 하고 이야기를 꺼내는 것.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자연스러운 작별 인사가 됩니다.
  • 그냥 "내가 여기 있어" 하고 손을 잡는 것. 말이 없어도 됩니다.

의식이 또렷하지 않거나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의 목소리와 손길은 전달될 수 있습니다. 청각이 상당히 늦게까지 유지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미루지 마세요. "깨어나면 해야지"는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음악, 사진, 익숙한 것들

부모님이 좋아하시던 음악을 작게 틀어두는 것, 오래된 가족사진을 침대 옆에 놓아두는 것 — 이런 작은 것들이 환경을 더 편안하게 만듭니다.

특별히 좋아하시는 노래가 있다면, 직접 불러드리거나 녹음해 틀어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예전에 함께 즐겨 가던 장소, 좋아하셨던 음식 냄새, 오래된 친구분의 목소리 — 익숙한 감각들이 위안이 됩니다.

무엇이 부모님께 위안이 될지는 자식인 여러분이 가장 잘 아십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몸의 변화 — 미리 알아두면 덜 당황합니다

임종이 가까워지면 몸에 여러 변화가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아래 내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들입니다. 구체적인 상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확인하세요.

호흡이 달라집니다. 불규칙해지거나 목 안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이 소리는 보호자에게 매우 힘들게 들리지만, 환자 본인이 반드시 고통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담당 의료진에게 통증·불편 여부를 확인하시고, 필요하면 처치를 요청하세요.

잠드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깨우기 어려워지거나, 눈을 뜨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옆에서 말을 건네고 손을 잡아드리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말초 혈액 순환이 줄어들며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먹거리를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 억지로 드시게 하면 오히려 불편함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안내에 따르세요.

이러한 변화들이 나타날 때, 자식으로서 아무것도 못 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곁을 지키고 있는 것 자체가 최선입니다.

출처: 삼성서울병원 완화의료팀 임종 임박 증상 안내, MSD 매뉴얼 "사망이 임박할 때" 항목 참조. 모든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형제·가족 간 역할을 나눠야 지치지 않습니다

임종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에 모두가 달려왔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쳐 아무도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족 간에 역할을 미리 나누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누가 주간에 곁에 있을지, 야간은 누가 지킬지
  • 담당 의료진과 소통하는 창구를 한 명으로 정하기
  • 식사·약 챙기기 등 실무를 돌아가며 맡기
  • 멀리 있는 가족은 어떤 방식으로 상황을 공유할지

완벽히 나누기 어렵다면, 그냥 "오늘은 누가 있을 수 있어?"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형제끼리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서로 지쳐 있고, 슬픔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도 돌봐야 합니다

간병하는 사람이 먼저 쓰러지면 아무도 도울 수 없습니다.

잠을 자세요. 밥을 드세요. 가끔 바깥 공기를 마시세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쉬어도 되나"라는 죄책감이 들어도, 쉬는 것은 포기가 아닙니다.

부모님 곁을 지키면서 자신도 무너지지 않으려면, 규칙적으로 교대하고, 혼자 다 짊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슬픔을 혼자 삭이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울어도 됩니다. 지쳐도 됩니다. 그것이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자주 왔을걸", "그때 그 말을 했을걸" — 임종 후 이런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가장 열심히 곁을 지킨 자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후회는 사랑한 증거이지, 잘못의 증거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이미 충분히 마음을 쓰고 계신 겁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세요.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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